제목 없음


제목: 그 시간의 언어
분류: 산문
이름: 김필연


등록일: 2015-06-02 13:21
조회수: 1320 / 추천수: 152


_DSC2293_600.jpg (277.2 KB)


먹는 꽃 못 먹는 꽃을 참꽃 개꽃으로 부르던 시절
찬 없이도 끼니가 달았던, 뜨신 밥에
간장만 찍어도 꿀맛이던 시절이 그곳에 있었다.

​바람이 실어 나르는 초여름 들판 냄새
무리하지 않는 호젓한 그 시간의 언어는
어색한 것도 억지스러운 것도 없었다.

도심의 빠른 호흡도 현란한 색도 아닌
한때 누군가의 삶을 채웠던 공간이 차분하고도
느린 어조로 쉴 새 없이 말을 걸어왔다.

개발이란 핑계로 돈만 되면 그것이 지닌 가치는
덮어둔 채, 영원히 복원할 수 없는 것까지도
가차 없이 뒤엎는 야박한 현실이 난무하는 곳,

울분이었을까 깨어져 속을 드러낸 항아리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세간들
처마 밑 시렁 위에 박은 대못 하나까지도
그들에게는 요긴한 삶의 몸짓이었는데.

홑이불 크기만 한 텃밭에 핀 감자꽃 한 송이도
아직 떠나지 못한 길 모롱이 집 백구도
후두두 떨어져 내려앉던 찔레꽃 하얀 꽃잎도
그저 무정하고 서럽기만 한 사람 떠난 자리..,

오늘 밤은 그곳 안부가 궁금해
자꾸 창을 열어 볼 것만 같다. /金必然


















       
오경수   2015-06-05 08:48:20
샘,
샘께서 가져다 준
저 재생의 언어들이
지금 막~ 정신없이
제 가슴 속을 파고 듭니다
에고 어쩌라고...
오늘은 누군가의 안부라도
살펴야겠습니다.
김필연   2015-06-06 08:40:37
사람이란 동물이
타의에 의해 움직이는 걸 달가워하지 않잖아요.
스스로 떠난 경우와 떠나야만 하는 처지가
그 심정이 어떨까 싶어요.
형편이 더 나아졌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날이 갈수록 단단한 응어리로 남으리라 싶어요...
석등 정용표   2015-06-23 15:55:03
고향집. 한 때는 생명을 품고 허울 없는 정을 품었던 곳이었습니다.
담장은 있으되 담이 없었던 곳,
집집마다 정이 흘러 정감의 꽃을 피우던 곳,
방문을 열면 담장 너머로 들판과 산 능선의 곡선들이 구비치 듯 흘러가고
넓은 들판엔 황소 울음소리가 진공관을 흔들듯 천공을 흔들던 곳
낭랑한 뻐꾸기 울음소리 지붕을 물들이고 툇마루에 떨어지는 곳
넓은 황토 마당엔 여럿의 암탉을 거느린 수탉이 위용이 하늘을 찌르는 곳
대청마루에 누우면 일렁이는 감나무 사이로 별빛이 꽃잎처럼 떨어지던 곳
내 마음 속의 해가 뜨고 달이 뜨고 꽃이 피고,
아침 이슬 눈부신 꿈속의 꽃동산에 노랑 나비가 나르는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화려한 불빛을 찾아 줄줄이 그곳을 떠났습니다.
사람의 체온이 사라진 채 세상의 구심점에서 버리진 그곳은
비스듬히 기운 석가래와 허물어진 벽....
떨어진 문짝과 우거진 잡초들....,
구석구석 웅성거리는 거미줄만 남았습니다.
병든 늙은 짐승처럼 웅크린 폐가의 그 한량없는 쓸쓸함 속에는 이제 체념의 시간들로
공허합니다.
오늘도 그 공허한 시간 속에는 허허로운 노래가 흐릅니다.

시인은 눈이 부신 고층 빌딩 숲의 화려한 공간에서 오늘도 독백처럼 고백합니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가슴 속에 남아 있는 “그리움의 성소”라고
나직히 고백하고 있습니다.

“홑이불 크기만 한 텃밭에 핀 감자꽃 한 송이도
아직 떠나지 못한 길 모롱이 집 백구도
후두두 떨어져 내려앉던 찔레꽃 하얀 꽃잎도
그저 무정하고 서럽기만 한 사람 떠난 자리..,
오늘 밤 그곳 안부가 궁금해 자꾸 창을 열어 볼 것만 같다.”

창문을 자꾸 열어 볼 것 같은 그곳은 너와 내 우리가 앞 다투어 버리고 떠나 온,
‘샹그릴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폐쇄적인 비정한 도시의 공간 속에서 그곳은
시간이 아무리 흐른다 해도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어머니의 품과 같은 ‘상그릴라!’
아닐까요.
그곳이 꿈처럼 그립습니다.
김필연   2015-07-07 08:59:35
하여간,
석등님의 이야기 보따리는 가이 없습니다.
화두만 던지면 폭포 쏟아지듯 콸콸~ 이십니다.
상그릴라~ 그래요, 우리 속에 함께 나눈, 또 나눌
상그릴라를 많이 만들어 가십시다.
말슴만 들어도 이미 상그릴라를 경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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