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음


제목: 소동파(蘇東坡)의 전 적벽부(前 赤壁賦)
분류: 산문
이름: 김필연


등록일: 2019-01-23 09:43
조회수: 589 / 추천수: 65


20181230_152931_900.jpg (227.8 KB)
20181230_172550_900.jpg (216.8 KB)




여고 2학년 되던 해, 아버지 반대로 미대 진학이 좌절된 후 마음을 다잡으려 서예를 시작했다. 묵향과 비백(飛白)의 매력에 빠져 거의 실성한 사람처럼 글을 썼다. 동네 신문지를 긁어모아 밤새워 글을 썼고 날 밤새운 파리한 얼굴로 등교하기를 2년, 졸업 때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그 상은 서예대회에서 상을 많이 받아 학교 위상을 높였다 하여 나를 위해 만든 상이라고 담임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대학 2학년 때는 서예부를 만들었고 그렇게 시작한 동호회가 지금껏 매년 서예전과 탁본여행(지금은 단순여행), 상호 애경사를 챙기면서 즐겁게 활동 중이다.

​서설이 길어졌다. 지난달 시어머님 소천 후, 유품 정리를 하다가 장롱 곁에 세워진 병풍을 발견했다. 한창 시절 내가 썼던 글이다. 결혼 전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를 8폭 병풍으로 만들어 친정집에, 소식(蘇軾)의 전 적벽부(前 赤壁賦)를 10폭 병풍으로 만들어 시집갈 때 가져갔다.

​위 글은 정사년이니 1977년, 41년 전에 쓴 글이다. 지금은 붓을 놓았고 다소 편안한 손글씨(캘리그라피)로 전향했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당시 정도(正道)를 걸으려 애썼던 그 진중했던 시간으로의 여행을 해보려고 오늘 낡은 병풍을 집으로 가져왔다.

​세월의 흔적이 내려앉아 빛바래고 얼룩투성이인 병풍이지만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시절 그 열정과 숨결을 되새기며 한동안 감회에 젖어 보았다.











-추천하기     -목록보기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권한이 없는 회원레벨
번호 분류  글쓴이 제목 등록일 추천 조회
공지 -
 김필연
 [책 출간] 김필연의 글과 사진노트2 '느리게' 2019-05-29 22 271
공지 -
 김필연
 [인사] 안녕하세요~ 김필연입니다. 2013-10-28 822 5386
219 포토에세이
 김필연
 더움과 따스함의 차이 2020-01-18 0 17
218 포토에세이
 김필연
 우물쭈물하다가~ 2020-01-01 5 70
217 포토에세이
 김필연
 열린 듯 닫힌 듯 2019-12-12 7 109
216 산문
 김필연
 못난 게 더 귀하다 2019-11-18 7 147
215 포토에세이
 김필연
 면목이 없네 2019-11-17 7 182
214 산문
 김필연
 우리 눈은 그것일 거로 생각하는 걸 본다 2019-11-04 15 219
213 포토에세이
 김필연
 우리의 어머니 2019-10-26 14 651
212 포토에세이
 김필연
 누군가가 지은 시 2019-09-29 12 305
211 포토에세이
 김필연
 오너라 가을아 2019-08-23 28 376
210 포토에세이
 김필연
 가끔은 길을 잃을 일이다  2 2019-06-27 29 380
209 포토에세이
 김필연
 빈들에 꽃별 뜨다 2019-05-29 55 417
208 포토에세이
 김필연
 미운 정 고운 정 2019-04-21 42 449
207 포토에세이
 김필연
 해와 달, 그리고 별 2019-04-01 70 480
206 포토에세이
 김필연
 단출한 집 2019-03-03 128 558
205 포토에세이
 김필연
 서로에게 선물 2019-01-28 90 501
산문
 김필연
 소동파(蘇東坡)의 전 적벽부(前 赤壁賦) 2019-01-23 65 589
203 포토에세이
 김필연
 오늘 같은 하늘 #1207-25 2019-01-21 99 488
202 포토에세이
 김필연
 2019 새해 첫날 아침에 맨 먼저 한 일 2019-01-01 71 519
-목록보기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  .. 12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DQ'Style 
:::김필연 시인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