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음


제목: 모든 것이
분류:
이름: 김필연 * http://pyk.co.kr


등록일: 2008-05-28 16:58
조회수: 6796 / 추천수: 1063


mok0806_2.jpg (143.1 KB)



모든 것이...  / 글과사진: 김필연

중학교 입학선물로 받은 손목시계
들여다보다가 쓰다듬고
쓰다듬다가 입김 불어서 문지르고
손목에 차 보고 풀고 또 차 보곤 했던 기억
지금은 지하철 갈아타며 걷다가
천 원짜리 몇 장만으로도
쉽게 손에 쥘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시계만 그럴까, 모든 물건이
귀하지도 절절하지도 않은 요즘, 그래서
가슴 한켠이 벙하게 뚫리는 때가 잦다.


월간 목마르거든 2008년 6월호 게재



       
김필연   2008-05-28 23:25:34
하얀마음님께 감사 드리며...^^
말나리   2008-05-29 13:57:54
저는 목이 말라요 .
물 한 잔 주는 마음으로
월간 목마르거든 한 권 보내주세요 ~~^^*
오경수   2008-05-29 14:01:22
내겐 손목시계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로
하늘의 기둥이었고
한 가문의 대들보로 자리했던 큰 형에 대한 그리움이다.

당시 카튜샤 통역관으로 근무하던 형은 군 의무복무 28일을 남겨 두고
한미연합합동작전훈련에서 순직하게 되고 동작동 국군묘지에 묻히게 된다.

이 때 부터 시작된 가족사는
그냥 모든 것들이 송두리 채 무너져 내리고
그 무너진 잔재들 마저 남김없이 쓸어가는 시간의 부랙홀 속에
빠져들게 된다.

형은 미군이 조정하는 탱크 밑에 깔려 산화 될 때
흔적으로 남아 있던 시계줄 없는 손목시계에
영혼의 생명과 함께 했던
날짜와 시간만 정확히 남겨 두었다.

집에 남긴 모든 유품과 함께 사라질번 했던 시계를
나는 가족들 몰래 바지주머니에 숨겼었고
김샘이 지금 가르키는 저 시계병원과 같은 곳에 가서
마음씨 좋은 아저씨의 치료를 받게 했다

신기하게도 그 시계는 다시 작동을 하였고
아저씨는 쇠로된 시계줄까지 공짜로 이어 주었다
늘상 늘어지는 시계줄은 테엽감는 손잡이가
시도때도 없이 손등을 눌러대 군살를 베게하였고
해결방법으로 시계를 거꾸로 차는 방법을 생각했고
나는 시계를 거꾸로 차고 다니게 된다.

40 여년의 긴 세월은 이제 바르게 시계를 차도
거꾸로 보는 습관 때문에 바로 잡을 수가 없다.
대신 남들은 제 시계 처럼 보기가 좋다.^^

순간 넉두리~ 죄송해요. 그치만 이것도 김샘 책임^^
온달   2008-05-29 14:57:51
참으로 가슴 한구석의 쓰라린 추억이 묻어나게
만든 시계 !
어떤이는 선물받은 시계를 생각하지만
또 어떤이는 지나간날의 추억과 상처를 생각케해준 글
저도 마음이 찡하니 아려옵니다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김필연   2008-05-30 12:13:46
말나리님,
은 그 닉을 쓰는 동안은 늘 목이 마를 것 같아요.
목말라 말라 말라 하다가 말나리가 되었으니..^^ (재미 없나요..ㅜ.ㅜ)

오경수님,
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 깊은 상흔 앞에서
제가 허영을 부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한 마음입니다.
바뀐 세상을 강조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형님을 보내 드리지 못하셨는지... 부디 평안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온달님,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오경수   2008-05-30 13:10:03
김샘님, 온달님 헤~ 헤~^^ 괜찮아요. 그래서 이리 속 깊은 마음 한 켠 비밀방도 만들어 지고
세상은 꽁짜가 없잖아요? 다만, 부모님께 불효한 형이 가끔은 원망스럽기도 하였지만...
이제 제가 그 때의 어머니 나이가 되어 버렸네요. 아들녀석이 5/20일 군대를 갔으니.
김필연   2008-06-03 21:15:10
오경수님의 아드님이 입대했군요. 아직은 첫 면회 전이지요?
사병으로 갔으면 요즘이 제일 힘드시겠어요.
잘 견디시기를 바랍니다.
예전에 티비에서 군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있었지요.
그걸 보면서 저도 아들애가 군대가면
어머니!!! 하고 큰소리치며 달려올 장면을 연상하고 울먹하곤 했지요.
근데 이 녀석 지방이긴 하지만 방위산업체로 가버리니
사병으로 간 것만큼 애틋한 마음도 들지 않고 그저 시들하더군요.
하얀마음   2008-06-03 22:49:47
에공 이제야 봅니다.
저가 감 좋아허는 것 어찌 아셨나여?
받긴 받는데 영문을 몰라도 공짜리 받아서 울 냉장고에 넣고여
ㅎㅎㅎ
그 손목시계 전 고딩 입학기념으로 부모님께 받았져
까만 가죽줄.
이모 시숙이 한다던 인후동 시계방에가서 몇 안되는 시계를 고르고 또 고르고
그때 돈으로 일만이천원쯤 했던 것 같은디
첨 손목시계를 차던 기억을 영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설레임...
오경수   2008-06-04 10:41:40
요즘은 입대 3일만에 옷이 배달되고 신교대 인터넷 카페가 개설되어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사라진 느낌이더라구요
카페에 편지를 쓰면 정훈장교가 프린트하여 배달도 해 주는 모양이어요
그래서 매일 편지 한 장씩 쓰는 재미가 또 있더라구요. " 아들아 받들어 총 잘하고 있지?" 하면서 말입니다^^
김필연   2008-06-04 15:25:40
오경수님은 참으로 자상한 아버지시네요.
맞아요, 요즘 훈련소는 단체사진 올렸다고 웹주소를
핸폰 문자로 알려 주더군요...^^ 저는 우리 애 한달간 훈련기간 중
남편이 한번 제가 한번 딱 두번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우표 붙여서 한번...^^
바 위   2008-06-12 13:02:08


사랑은

산넘어 북촌 얼음동산에 있을거네요 !




고맙습니다... &
김필연   2008-06-12 14:53:50
참내...바위님은 뜬금없는 선문답의 대가십니다.
어찌 그 깊은 시심을 제가 다 헤아릴지요...^^
바 위   2008-06-15 18:19:49
명시 울림은 / !


學問與修道 학문과 수도는

同道又異岐 길은 같지만 갈림길이 다르네

學問博知識 학문은 지식을 넓히는 일이고

修道見自性 수도는 자성을 보는 것이네

勿隨古人跡 옛 사람의 자취를 따르지 말고

只尋自我路 다만 자기의 길을 찾아라

窮理至極處 이치를 궁구하여 지극한 곳에 이르면

便見佛菩薩 문득 불보살을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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