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음


제목: 큰 어른
분류: 포토에세이
이름: 김필연


등록일: 2015-03-18 09:00
조회수: 1591 / 추천수: 147


woonjoru.jpg (148.0 KB)





봄이면, 봄이라고
부엌에서라도 잠시 잠깐
봄을 내다보라고

눈 닿는 곳
그마만한 춤에 심어놓은
꽃나무 한 그루

봄마다 피고 지며
대를 이어
어머니들의 고단함을
달래주었을
저 숱한 꽃송이,

저들은
세상 어떤 명의보다
어떤 영약보다
더 용했으리라

마당 안 그득 든 봄 햇살이  
저 자리에
저 꽃나무를 심었을
그 어른의 너른 품인 양

마냥
마냥 따습다.





*
월간 목마르거든 2015년 4월호 게재


















       
김호종 / White Paper   2015-03-19 08:38:09
서럽고 힘들고 지치고 배까지 골아 가며 어찌 하얀 목련을 심을 생각을 하셨을까?
그래요 이만치 하고 지내셨으면 보통분은 아니셨겠지만 철따라 새롭게 피고 지고 이어갈 것을 짐작하셨어
장독대 한켠에 목련을 심어 두셨으니 봄마다 하얀 눈요기는 그렇다 쳐도 카메라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으니
그분의 감사한 마음이 충분히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 고맙게도 어느때 보다 따스해집니다.
김필연   2015-03-19 15:03:30
어쩜 층층시하 눈치 보느라 딴은,
지내고 나면 곧 잇달아 오는 제사나 손님상 차리느라
허리 한번 제대로 못 폈을 아낙의 마음을 들여다 보았겠지요.
이 정지문 반대편에 동백이 빨갛게 피었던 걸로 보아
안뜰 뒤뜰에 목련과 동백을 심어 봄 정취를 즐기게 한
그 누군가의 가슴이 참으로 따뜻하고 존경스럽습니다.
남자 큰어른일 수도 여자 큰 어른일 수도 있겠지요..
그 한사람의 지혜와 배려로 집안 여인들이 대대로 행복했을테고
사진하는 사람들 발걸음까지 행복하게 하네요...
오경수   2015-03-24 11:00:08
지혜의 공간,
어미들은 아이를 먹이고
가족을 돌보며 늘 훗날을 준비하셨죠
그 곳에도 봄은 있었습니다.
이 봄,
샘 덕분에 목마른 목을 축입니다
고맙습니다^^
김필연   2015-03-24 19:33:05
엥?
목마른 목을 축이다니요...
늘 물가에 심은 나무처럼
갈증 없으신 오시인께서 무슨 그런
겸양의 말씀을요...
하긴
목마름이 없으면 시를 짓기 힘들 듯 합니다.
어쩌면 채워지지 않는
항시 목이 타는 그 목마름은
좋은 시를 지을 비옥한 자양분이지 싶네요.
.
.
.
석등 정용표   2015-04-02 06:25:25
정지문으로 들어오는 화사한 목련꽃, 그리고 툇마루와 장독대, ....,
아늑한 그리움의 뿌리 내린 저 공간에서,
큰 싸리비로 이른 아침 황토 마당을 쓸고 싶습니다.
정갈하게 묻어난 싸리비의 흔적처럼 매일 아침 내 마음도 정갈하게 쓸고 싶습니다.
마당 가득한 햇볕과 투명한 햇살을 머금은 창살의 아름다움,
밤이면 꽃잎처럼 별들이 속삭이고, 은은한 달빛이 여인의 숨결처럼 느껴지는 곳.
처마에서 하염없이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꿈결처럼 감미롭게 적셔오는 곳.
흑백 작품을 보는 순간,
닫힌 듯 열려 있는 저 오묘한 공간에서 언젠가 살고 싶은 진한 향수를 느낍니다.
김필연   2015-04-07 11:16:09
저 꽃나무를 심으신 분이 어떤 분일까
생각할 수록 크고 너른 품을 지니셨다 싶습니다.
자칫 간과하기 쉬운 여인네들의 고단함을
꽃으로 달래고 채우려 하셨으니...
부억 한쪽 문으로는 목련, 한쪽 문으로는 동백... 그렇게
어느 누구의 위로보다 꽃이 주는 위안이
더 클 것이라는 혜안이 있으셨던 게지요....
말이 많다 보니 인사도 놓쳤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봄꽃필 때면 소백산 산행을 기억합니다.
정기츨사가 일요일에 진행되어 참석 못하다가
그날은 토요일이라 갔었는데
석등님의 유려유창한 강연?을 들을 줄이야^^
석등 정용표   2015-04-13 15:38:39
김필연 시인님이 과연 누구실까?
참으로 궁금하였습니다.

그 궁금증이 몽실몽실 움텄던 시점이 <솟대>를 처음 접했을 때였습니다.
솟대를 처음 접하면서 인간은 숙명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존재로구나 하는 것을,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솟대가 내포하는 본질적 의미는<염원과 아픔>이 아닐까 짚어집니다.
이 세상 그 어느 누구든 이 염원과 아픔의 본질적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허궁 높이 솟아 있는 솟대에서 인간이 필연적으로 안고 가야 할 숙명이 이 시린 하늘처럼 가슴으로 밀려왔습니다.”

그리곤 기 발표된 詩를 한 편 두 편 접하면서, 대체 어떤 분이실까??
그 궁금증은 더해갔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토록 고마운 일이...?
“소백산 야생화 정기탐사”에서 그토록 궁금했던 주인공을 우연히 뵙게 되었습니다.
그때 시인님은 공주과에 속하는 “말나리님”과 함께 동승하신 걸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후일 발표작 <백제 아리랑>을 접하곤, 저는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왠고하니, 우리나라의 아리랑이 대략 8천 여 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중에서 <백제 아리랑>은 처음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백제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긍지와 뿌리, 그 자존이 꿈틀거리며 태동하는
자긍의 詩임에는 분명하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뿌리를 일깨우고 지키는 문학이 갖는 본질적 힘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세상은 험해도 소쩍새는 운다고…….

이 탁하고 험한 세상에 참담함을 넘어 때론 분노하고 절망할지라도
문학이 곧 정신의 축이 되고 인간을 정화하는 한 축이 될 수 있기에 문학과 그 기록은
인간사, 그만큼 위대하다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하여, 저 같이 어설픈 사람이 시를 평하고 문학을 논한다는 것이 지극히 모순일지 모르나,
흙탕물에서 고귀한 연꽃이 피어나듯 어쩌면 지극한 모순이란 굴레, 즉 모순이 발효되어
하나의 효소가 된다면 이 역시 존귀한 일이 아닐까 싶기에, 지극한 모순을 안고 있는 사람이 어설픈 몇 자 적어 봅니다.

감사합니다. 석등._
김필연   2015-04-17 09:43:45
하여간, 하여간이란 말밖에는^^
슬쩍 칼집만 건드려도 칼을 빼서 휘둘러 주시니
길에 버려진 새끼줄 하나 주었더니
그 줄 끝에 황소가 묶여 따라오는 격입니다.
좋은 말씀, 금과옥조로 거두어 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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