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음


제목: 꽃가라(はながら)에 대한 소회(所懷)
분류: 산문
이름: 김필연


등록일: 2015-07-27 17:21
조회수: 1647 / 추천수: 158


_DSC4790_640.jpg (135.3 KB)


비갠 여름날 오후, 어르신 두 분의 마실길, 앞서거니 뒤서거니 보폭을 맞추는 모습이 나비처럼 곱다. 내딛는 걸음마다 한들거리는 꽃무늬 양산도 7월의 햇살만큼 화사하다. 눈여겨보면 한 어르신의 블라우스에도 다른 어르신의 일바지에도 꽃이 만개했다.

꽃이나 꽃무늬는 여인네들의 옷뿐 아니라 집안 소품이나 벽지 침구류 소지품에도 단골 메뉴인데 모르긴 몰라도 오랜 기간 여인들에게 스테디셀러로 사랑받아온 무늬를 꼽는다면 단연 꽃무늬와 물방울무늬가 으뜸이지 싶다.

꽃가라, 꽃모요오, 일어의 花柄(はながら 하나가라)나 花模様(はなもよう 하나모요오)에서 꽃을 가리키는 일어의 하나(はな) 대신 우리말 꽃을 대입하여 꽃가라나 꽃모요오로 되었을 테고 시작은 일제강점기부터가 아닐까 한다.

자랄 때 부모님 연배에서 사용하는 걸 자주 들었고 지금도 언어습관으로 그리 표현하는 걸 가끔 듣는다. 지금은 거의 윗세대의 소통어이긴 하지만 왠지 꽃무늬보다는 꽃가라나 꽃모요오가 느낌이나 정서가 더 친근해서 내겐 쉽게 와 닿는다.

물방울무늬도 마찬가지다. 일어의 점(点てん 탱)에서 가져온 땡을 반복해서 땡땡이가라라고 부르는데 왠지 그 표현이 더 빨리 쉽게 다가옴은 나 역시 윗세대를 향하여 속도를 내며 달리는 과정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언어, 가끔은 추억과 정서에 일조하는 단어라면 우리가 질색하는 일제 잔재일지라도 통용어로 자리 잡아도 괜찮겠다 싶은, 어르신들의 꽃무늬 사랑을 보면서 국어학자도 만만찮게 저항해마지않을 몹쓸 생각을 해본다. /金必然  









       
김호종 / White Paper   2015-08-17 09:11:17
역시의 비극적인 잔재도 역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중에 한 사람입니다.
모 대통령이 일재의 잔재라고 중앙청을 철거를 할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분노뿐 아니라
역사의 유물로 역사적 교훈의 가치와 아름다운 중세 건물을 파괴하는 파렴치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일은 절대 아닙니다.
김필연   2015-08-24 14:29:36
예, 알지요, 친일이 아닐 뿐 아니라
애국심이 누구보다 깊으신 거 제가 알지요.
그래요, 그 역시적 문화적 보존 가치가
있는 것에 대한 인정은 중요하지요.
무조건적 배척과 지나친 사대주의는
편협한 민족주의자로
속없는 자유주의자?로 만들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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