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음


제목: 비싼 손
분류: 포토에세이
이름: 김필연


등록일: 2013-04-29 13:08
조회수: 3031 / 추천수: 637


20130426villagemarket_12_700.jpg (151.1 KB)

시골 장터, 간이 천막으로 지은 작은 난전 앞을 지나다 마침 식사 중인
주인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하려 내가 먼저 말을 건넸다.

"점심이 늦으셨네요?"  
씨익 웃으시는 표정으로 보아 무장이 해제된 듯하여 내친김에 사진 한 장 찍자고
부탁을 했다. 흔쾌히 "찍으세요!" 하시며 공깃밥과 젓가락 든 손을 뒤로 빼신다.

"저어, 손을 같이 찍었으면 하는데요." 했더니, 아저씨 왈, "내 손 비싼데," 하신다.
밥 한술 뜨다 말고 물건 파느라 서 계시던 주인 아주머니께서
"아이고! 그 손이 뭐가 비싸?" 타박하듯 내뱉으시지만, 목소리엔 잔정이 가득하다.

"아, 이 사람아, 내 손 아무나 잡을 수 있나, 그러니 비싼 손이지..." 하시고선
멋쩍으셨는지 호탕하게 웃으셨다. 나도 아주머니도 마주 보며 크게 웃었다.
여주 오일장에서. /金必然







       
Uncle Cho   2013-04-29 19:15:43
저 손으로 등허리 긁어달라면 엄청 시원합니다. 까칠까칠.... ㅎㅎ
석등 정용표   2013-04-30 09:24:16
저 흑백영상 하나에 꾸밈없는 삶의 아름다움이 살아 숨 쉬고 있네요.
얼핏 보면 초라하고 궁핍하게 와 닿는 손마디 굻은 어르신의 투박한 모습이지만,
저 영상이 던지는 의미가 삶의 본질이요.
삶의 아름다운 결정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저 허름한 어르신의 내면에는 삶을 관통한 깨달음의 꽃을 쉼 없이 피워내시리라 봅니다.
얄팍하기 이럴 데 없이 광발에 젖어 사는 현대인의 삶에 비추어진
저 허름한 흑백 영상 하나가 이 한나절 삶의 성자처럼 다가옵니다.
禹勝戌   2013-05-02 13:00:47
내노라 하는 고관대작 벼슬아치 보타 훨씬 가치 있는 손이 맞습니다.
김필연   2013-05-07 14:13:40
고단한 일상일 텐데도
웃음을 잃지 않고 즐겁게 받아 넘기시는 저분의 유우머에
삶의 진리를 많이 배웠습니다.
이호규   2013-05-07 17:31:24
교감. 정감. 두 분의 대화는 분명 따뜻했으련.^^*
바 위   2013-05-17 03:57:52
`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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