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음


제목: 내 품에 든 무단투숙객
분류: 산문
이름: 김필연


등록일: 2013-05-11 07:00
조회수: 3693 / 추천수: 773


pompomcat_1_700.jpg (144.8 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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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사바주(州)에 있는 섬으로 바다의 집시라 부르는 바자우족 촬영을 갔을 때 이야기다. 북보르네오 셈포로나를 거점으로 해서 배를 타고 몇 개 섬을 다녔는데 이날은 2박 3일 일정으로 제법 먼 폼폼아일랜드(Pompom Island)라는 섬으로 갔다. 폼폼섬은 거북이가 산란하러 올라온다고 해서 유명? 해진 곳으로, 일행은 거북이가 알 낳는 장면을 담겠다고 야멸찬 포부로 들떠서 섬으로 들어갔다.

폼폼섬은 사진을 하며 놀 거리가 꽤 많았는데 밤에는 별 궤적, 새벽엔 여명, 대낮엔 방수케이스에 카메라를 넣어 물밑을 담았다. 그러다 밤이 되면 낮에 봐둔 풍경을 따라 거북이 알낳는 장면을 담으려 하염없이 걸었다. 숙소 외에는 불빛이 없어 손전등을 들고 섬 곳곳을 헤맸는데 혹여 산란 중인 거북이가 놀랄까 봐 손전등을 땅 가까이 대고 걸었다. 대박 장면의 환상 덕분에 그 무겁던 카메라와 삼각대는 오히려 가볍게 여겨질 정도였다.

섬의 응접실 격인 식당은 아침마다 웅성거렸다. 간밤에 거북이가 나타났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흘 동안 거북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밤마다 거북이가 나타나는 것처럼 섬 관계자들이 방문객의 간에다 바람을 넣었으니 실망감도 클 수밖에 없었다.

거점도시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 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대기 의자에 앉아 잠이 들었는데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내 품으로 들어와 잠이 든 모양이었다. 잠결에 뜨뜻한 느낌을 받았지만, 고단한 나머지 나는 계속 잤는데 일행 중 한 분이 그 광경을 내 카메라에 담아 놓은 걸 섬을 떠난 후에야 알아차렸다. 잠든 나그네의 품도 요긴할 때가 있다는.

/金必然












       
바 위   2013-05-12 09:42:10
지구촌
고양이 다
프로 모르면
안 고양이 취급

``` 세월을 말아 올려 대학생 같 감 타고 난 천복요 !
``` 고~ 맙습니다 !!
오경수   2013-05-13 09:50:39
세상에서 가장 따스한 품에 안긴 놈,
고놈 참 기가막힌 자리를 차지했네요^^*

요 사진 한 장이 모든 여행일정을 다 설명해 주는 듯....
김호종 / White Paper   2013-05-17 15:22:49
아마
그 고양이는 다시 태어나도 포근했던 품을 못 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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