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음


제목: 2월은
분류:
이름: 김필연


등록일: 2013-01-28 11:59
조회수: 3263 / 추천수: 673


20121201bird_1_560.jpg (134.7 KB)



푸드덕 물새 한 마리
수면 위에 파문을 일으킨다

예고 없이 인 파문으로
마른 갈대 덤불 아래 틈에서
봄을 준비하던 온갖 숨탄 것들이
흠칫들 놀랐으리라

일 년 열두 달 중
2월은 이렇게
느닷없는
파문 같은 달일 수도 있겠다

짐짓
건정거리며 옅어져 가는
새해 다짐들을
슬쩍 건드려 상기시키는 그런.




*
월간 목마르거든 2013년 2월호 게재





       
김호종 / White Paper   2013-01-28 15:35:10
꼭 저를 두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겨우 한 달도 다 안 되었건만 벌써 흐지부지니 말입니다.
다시 마음 다 잡으면 뭐하겠노.... 기분 좋다고 소고기 사묵껫제!

겨울이 중턱을 넘어서니 봄이 오려는 파문이겠지요...
韓喆東(旼提)   2013-01-28 21:43:22
세월은....
우리들 어린 시절 처럼
식구 많은 집의 쌀 가마니 같습니다
새 가마니 헐은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바닥이 보입니다
이제
며칠 후면 또 새 가마니를 헐어야 합니다
2월 이라는 새 가마니는
크기가 조금 작아서 더 헤플 것 같은데
걱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쌀을
며칠이라도
아니 몇 끼니라도
더 먹을 수 있을까요?.....

겨우내 얼었던 물이
양지 바른 쪽 부터 녹고
봄이 오려는 실바람에
흔들리는 잔잔한 파문이겠지요....
벌써 2월이라 생각하라고....
김필연   2013-01-30 21:03:22
어제 귀갓길에 차안에서
저희 집 앞 느티나무를 올려다 보았습니다.

잎 하나 없이 나목으로 서 있더군요.
불현듯 저 가지에 연둣빛 새싹이 났던 때가 언제였지? 하며
그 떄를 기억해내려 애 썼습니다.

바로 엊그제 아니었나 싶은데 어느새 겨울이라니...
제 눈을 의심했지요.
세어보니 4월 초면 오돌도롣 새싹이 돋을 테니
2달 남짓 후면 어느새 일년 세월이 지난 거네요.

새 가마니 헐 듯 저 역시
한 해를 무심코 헐어버린 듯한 망연하고도 허무함

갈수록 세월의 흐름에 대한 허망함은 커 질텐데
마음을 단단히 묵어야겠습니다...^^
유인걸   2013-02-01 04:12:32
청산에 사는뜻을
내게 묻기에
대답없이 웃으니
마음절로 한가해라...이태백..
김필연   2013-02-01 12:35:42
問余何意住碧山
笑而不答心自閑
복사꽃 강물에 흘러 아득히 사라지나니 (桃花流水杳然去)
별도로 인간세상 아닌 천지가 있지 (別有天地非人間)

여고 2학년 처음 붓을 잡고 얼마 되지 않아
이글을 족자로 쓴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나이에 무슨 이런 의미를 알겠는지요.
그 선생님 취향대로 체본을 주셔서 쓰긴 했지만
또 해석을 해 주셨지만 금세 까먹었지요.

지금에 와서 음미해 보니 엄청난 깊이와 넓이가 있는 시네요.
이렇게 깨우쳐 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긴요, 집무실 벽을 휘감고도 장소가 모자랄만큼의 책을 섭렵하셨으니
화두만 꺼내면 감추어 둔 지식이 술술 실타래 풀리듯 풀려 나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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