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음


제목: 저절로 되는 것
분류: 포토에세이
이름: 김필연


등록일: 2011-12-10 11:25
조회수: 3775 / 추천수: 793


daeryong_1.jpg (122.9 KB)

                                                
노인정 쪽마루에 지팡이 둘이 기대섰고
안에서 지팡이 임자이지 싶은
두 어르신의 얘기가 새어나온다

기력이 쇠해지니 지팡이가 내 큰 위안일세
걸음마 배울 때 잡았던 엄마 손처럼 말이야

그러게, 바삐 살다 숨 고를 때면
유년을 떠올리며 그 시절을 그리워했지
너무 멀리 와버렸다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고 아쉬워도 했지
                                                
그런데 거참,
온종일 걸어온 길을 지금에야 돌아보니
한발 두발 그 유년을 향해 왔음이야
절로 아이가 되는 걸 그걸 모르고서 말이지.                                 

- 대룡마을 노인정에서 -



/金必然


.
       
旼提   2011-12-10 19:18:34
사진에 글을 대입해 보니
>도 아니오
<도 아니오
바로 =이 답인 듯 합니다
한작품 한작품 마다
이리 깊이 생각하시니
詩가 사진이요
寫眞이 곧 詩가 됩니다
김필연   2011-12-12 16:21:23
시라기 보다 푸념이지요.
조금 멋지게 표현하자면 순종의 푸념이라 할까요.
저는 나이를 먹는 것이 서운할 때보다
감사할 때가 많습니다.

외향이야 젊을 때만은 못하겠지만
내면은 과거 어느 때보다 지금이 좋습니다.
지금에서야 알아지는 게 많아졌고
또 많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매사 굼뜨고 형광등이어서 그런지
그리 간단한 걸 그때는 왜 몰랐나 싶어
땅~하며 머리를 세게 치는 느낌표를
자주 자주 받습니다.

반성도 많이 합니다. 왜 그리 팍팍하고 여유가 없었는지
옹졸하고 편협하고 서푼어치도 안되는 혈기에 잠 못자고...

지금은 많이 내려 놓은 듯 하고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게 더 많긴 합니다만
그래도 저는 요즘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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