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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물에서 배운다
분류:
이름: 김필연


등록일: 2012-01-28 14:03
조회수: 3867 / 추천수: 709


mok_1202.jpg (111.3 KB)



해와 달도
한치 두치 기울기를 옮기며
뜨고 지는데

물은
예나 지금이나 수평의 기울기로
흐르고 흐른다

그 어느 때 그 어느 것도
마다치 않고
수평으로 싸 안는 물의 품

그 너른 품을 배운다.


/金必然





*월간 목마르거든 2012년 2월호 게재



       
유인걸   2012-01-28 16:00:24
강은
어느때 어느곳에서나
가장 낮은 자리를 택한다

강은
날마다 판토마임으로
나에게 여러가지를 가르친다...구상.....
김필연   2012-01-29 21:51:04
가끔은요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이런 경운데요.
문맥이나 구성이나 접근 방법이 참 비슷하네요. 구상 선생님의 작품을
부지부식간에 제가 읽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위 시는 기억에 없습니다.
위 글은 여러 표현으로 썼다가 탈고 직전에 이런 흐름이 되었는데
한편 놀랍기도 하고 대가의 문체와 유사하니 기분이 좋기도 합니다...
旼提   2012-01-29 22:44:13
김선생님
부럽습니다

마치 인형처럼 자그만 몸에서
이런 글이 나오니

시간을 잘게 잘게
아주 잘게 쪼개어
단 일초도 흐트러짐 없이 돌아가는
시계 바늘처럼
열심 사는 모습이...
그래서 더 아름답습니다^^
유인걸   2012-01-30 05:59:46
수준이 같은분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같은 경지에 오르게 됩니다.구상선생은 물,강에대한 시를 많이 남기셧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시에는 上善若水의 老長철학이 깊이 배어 있는듯합니다...具시인이나 김시인이나 두분이
모두 一神敎의 깊은 신앙을 갖었기 때문에 늙어 가면서 깨달음의 공통점을 갗춘다고 생각합니다...
김시인도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오르시지 않았습니까? 나는 그렇다고 보는데요.....
김종옥   2012-01-31 12:35:19
물에서
수평의 철학을 찾아내셨군요.
감동입니다.
김필연   2012-01-31 13:25:06
유인걸 선생님께



제가 구상 시인의 강, 그 시를 읽은 적이 없다고 하곤 다시 기억을 더듬어 찾아 보았더니
바로 유 선생님 선친의 필체로 쓴 여의도 둔치에 있는 시비가 그 시였군요.
아마도 반쯤 읽다가 용두사미가 되었거나 아님 다 읽어내리고도 까맣게 잊어버렸나 싶습니다.
이래서 단언하면 안되는데 말이지요. 우리 동료나 아이들이 저더러 자주 '우긴다'는 말을 해요.
기억에 없는데 내게 주었다 말했다(쌍방) 등의 얘기를 하니까요.
어떤 때는 녹음을 해 놓아야겠다고 할 때도 있어요. 에구~ 큰 실수를 했네요.
이런 일을 당하면 매사 자신이 없어집니다....ㅜ.ㅜ
김필연   2012-01-31 13:27:45
김종옥 선생님께
어느새 1월이 다 갔네요. 정말 갈수록 세월의 속도에 가속이 붙습니다.
내려 놓고 덜어내고 털어버려야 할텐데 아직도 제 손아귀에
움켜쥐고 있는게 많겠지요? 그래도 김 선생님과의 친분은 힘주어 쥐고 있을랍니다....^^
유인걸   2012-01-31 14:33:08
그리스도폴의 江..

그저 물이었다
많은 물이었다.
많은 물이 하염없이
흘러 가고 있었다.

흘러가면서 항상
제자리에 있었다.
제자리에 있으면서
순간마다 새로왔다.

새로우면서 과거와
이어저 있었다.
과거와 이어저 있으면서
미래와 이어저 있었다...

강은 마음도 육신도 아닌
허무의 實有로
흐르고있다....구상...
<아마도 이시가 대표적인듯합니다...>
오경수   2012-01-31 15:28:46
땅이 꺼지는 이 요란 속에서도
언제나 당신의 속사귐에
귀 기울이게 하옵소서.

내 눈을 스쳐가는 허깨비와 무지개가
당신 빛으로 스러지게 하옵소서.
부끄러운 이 알몸을 가리울
풀잎 하나 주옵소서.

나의 노래는 당신의 사랑입니다.
당신의 이름이 내 혀를 닳게 하옵소서.
이제 다가오는 불 장마 속에서
'노아'의 배를 타게 하옵소서.

그러나 저기 꽃잎 모양 스러져 가는
어린양들과 한 가지로 있게 하옵소서

~구상시인의 기도소리도 듣습니다~
유영삼   2012-02-04 11:08:59
자연으로부터의 배움은 어느 한 분만의 통찰력이 아니겠지요. 어제 광릉수목원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으며, 호숫가 찻집에서 차 한잔 마시며 신선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신선이 따로 있나요? 산 속에 있으면 신선이랍니다. '선' 자가 그 형상이잖아요? 또 오늘 아침 김선생님의 이 맑은 시, 자연의 소리로 책상 앞에서 신선이 되어보네요. 저희 교회에서 지난 주일 저녁 이문재시인과 함께 제2회 시낭송의 밤을 했는데 예배보다 좋더라구요(?) ^^ 눈이 5cm 쌓이는 저녁에 하기로 했었는데 기다리다가 기다리다가 하는 수 없이 29. 저녁! 그런데 야속하게도 며칠 뒤에 눈이 오고 말았습니다. 입춘 오늘, 남이섬 강물이 꽁꽁 얼었던데 섬 끝 연인들의 벤치 쪽 그 밑에서는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지진 소리처럼 이미 들리겠습니다.
김필연   2012-02-04 22:19:36
유인걸 선생님:
또 한편의 시. 고맙습니다. 늘 이렇게 개안시켜 주세요.
비뚜루 갈 땐 호되게 혼도 내시고요...^^
김필연   2012-02-04 22:20:12
오경수 시인님:
*나의 노래는 당신의 사랑입니다. 당신의 이름이 내 혀를 닳게 하옵소서*
이 기도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언제쯤 이런 기도가 제 입에서 터질지요.
오 시인님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저도 기도할 때 오 시인님을 기억하겠습니다
김필연   2012-02-04 22:26:09
유영삼 목사님,
자연과 문화와 예술로 목회를 하시는 듯 합니다.
도심에도 양이 있지만 초원이나 빈들에 있는 양도 먹여야 하니
그 길을 택하신 줄 압니다. 모든 자연의 신호와 이치가
찬양이고 기도임을 깨닫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목사님의 사역지를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방문 감사합니다.
유인걸   2012-02-05 07:35:14
1997년네 불란서말로 번역된 구상 선생님의 시집을 황송하게 받았거든요..
책장에 두고 가끔<죄송하게도 아주 가끔>읽을때가 있어서 한말이오니 부디 구애치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김필연   2012-02-07 09:21:14
불어로 번역된 시를 다시 한국어로 옮겨서 올리신 ???
여러 분야에 전공자 보다 더 박식하신 줄은 알지만 불어까지 섭렵을
하신 줄은 몰랐습니다. 새삼 대단하시단 말을 또 드립니다~
유인걸   2012-02-07 10:22:43
정말 골치아프게 나가시네!!!
양쪽말이 다써있는 시집을 받았다우..내가 아는 불어는 봉주르와 멜시보꾸 밖에 없어요....
Aujourd'hui 1'eternite 이것이 시집 제목이라오...e자위에 점이 찍혔지만 영어자팡르는안되고...
우승술   2012-02-19 12:36:18
저는 글이 짧아서 당췌 무슨 야긴지 모르겠어요. ㅎ ㅎ...
유인걸   2012-02-20 10:13:27
上善若水의 사상을 감히 무엇이라고 말 할수있는 인간은 없을것입니다...
김필연   2012-02-20 10:58:38
아휴~ 上善若水씩이나요.
저는 그저 물의 품는, 계산 없이 받아 들이는 물성?을 표현한 것입니다.
上善若水 사상은 당치도 않습니다.

그리고
위 우승술 선생님의 덧글을 지금 보았는데
우 선생님은 여러 방면에 특히 예능감이 뛰어나신 분으로
가벼운 엄살 섞인 농담을 하신 듯 합니다.
우 선생님 글도 좀 보여 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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